"라면 먹고 갈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누구나 들어봤을법한 명대사를 만들어 낸 영화 '봄날은 간다'

스무 살 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도대체 이영애는 왜 저러는거야.. 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얼마 전 다시 보니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는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젊은 시절 부인을 잃은 아버지, 그리고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날 상우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인 은수(이영애)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서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엔지니어 상우와 함께 녹음을 위한 여행들을 떠난다

자연 곳곳의 소리를 녹음하러 다니면서 둘은 자연스레 가까워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다..







서로에게 빠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예쁘고 설레인다

'죽어서도 나란히 묻히자'라는 말을 하는 은수.. 

보고 싶으면 한밤중에도 택시를 타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달려오는 상우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여유로워 보이는 은수와는 달리, 사랑이 처음인 듯 보이는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은수에게 빨려 든다


하지만 계절이 지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집안에 은수를 소개하고 싶은 상우.. 그러나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의 결혼 이야기가 부담스러울 뿐이다


어쩌면 은수는 상우와의 사랑이 시작될 때부터 둘 사이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다가온 사랑의 달콤함과 따뜻함에 그저 잠시 머무르며 위안을 얻으려 했던 은수는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 한들 어떻게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완전 나쁘다고 하면서 봤는데!!








결국 하루아침에 너무나도 단호하게 헤어짐을 고하는 은수

그런 은수에게 상우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고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니.. 너무 순수한 상우의 물음을 보고있으면 정말 멍해진다

그리고 나한테도 상우의 모습이 있던 시절을 떠올려보게 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사랑이 변하고.. 상우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야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상우는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은수를 발견한다








그런데 상우가 하는 복수는 고작 .. 은수의 차 긁기 ㅠㅠ..............

아....진짜 어이 없을만큼 착하고 어린 상우의 모습 때문에 가슴이 더 먹먹해졌던 장면이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은수이지만

이제는 떠나간 사랑을 보낼 줄 아는 상우가 되어 거절해낸다


둘은 그렇게 더이상 뒤돌아보지 않으며 진짜 이별을 한다

예전에는 뭐야이게, 잡지도 않고 진짜 이렇게 끝나는건가 생각하며 허무함만 들었던 이 장면이

지금 보니 우리의 이별과 가장 닮아있어서 정말 슬펐다

그런데 왜 또다시 돌아와서 상우를 흔드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은수다..


오직 사랑뿐이었던 상우와 이미 그 시절을 겪고 현실에 발을 딛고 있던 은수의 사랑은 애초에 이루어지기 힘든 관계였다는 생각이든다..

같은 영화인데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느낌이 다르다

시간이 더 지나서 다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드려나?

영화 '봄날은 간다'..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영화다!!!1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거야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이야기


-봄날은 간다, 김윤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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