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젊어져 간다면?

그래서 갓난 아이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어떨까

흥미로운 소재로 수많은 명대사를 쏟아내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죽음을 앞둔 '데이지'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딸에게 한 다이어리를 건네고 그것을 읽어달라고 부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가 건넨 다이어리 속에는 자신의 남편 '벤자민'이라는 남자의 일대기가 담겨있다


일대기 형식의 영화는 완전히 몰입되거나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166분의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잘 그렸냈다

거기에는 점점 젊어져가는 브래드피트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한 몫을 한다 (특수분장이 정말 대단함!)


1918년 제 1차 세계대전 말 뉴올리언즈의 여름에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기가 태어난다

그 이름은 벤자민 버튼!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가 벤자민을 낳다 세상을 떠난것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아이의 평범하지 않은 외모에 경악하며 벤자민을 양로원 현관앞에 버리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양로원에서 일하는 퀴니에게 발견되고

벤자민은 그곳에서 퀴니를 엄마로, 양로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친구로 여기며 살아간다







7살의 벤자민 모습..


벤자민은 한 해가 지나갈수록 자신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12살이 되던 해에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벤자민은 어느 날 양로원에 할머니를 찾아온 6살의 소녀 '데이지'를 만나고 데이지의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벤자민이 빠져버린 어린 데이지의 모습.. ㅎ ㅎ 

너무 예쁘다아..








그 후 벤자민은 점점 중년의 모습이 되어가고 바다를 항해하며 세상을 알아가고

데이지는 뉴욕 무용단에 합류하여 무용수로의 인생을 살아간다


젊어지는 벤자민과, 나이를 먹는 데이지는 드디어 비슷한 나이에 맞닿고 

그 짧은 시기를 놓칠 수 없었던 벤자민과 데이지는 사랑하는 보통의 연인들처럼 그 시기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만약 인간의 몸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청춘을 향해간다면

청춘의 소중함을 훨씬 깨달은 상태에서 그 시간을 맞이하니까 성숙한 젊은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거나 나중에 가서야 깨닫는 경우가 많으니..


그래서인지 영화 속 벤자민은 항상 의연하고 차분한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의 결실로 둘 사이에는 딸 아이가 생기지만

벤자민은 점점 어려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벤자민은 조용히 사라지며 둘은 다시 헤어지게 된다..







또다시 시간은 흐르고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벤자민..

다시 만난 노년의 데이지는 자신의 사랑 벤자민을 돌본다. 마치 엄마처럼..!


노인이 모습으로 태어나서 아이의 모습으로 죽어간다는 것 자체가 정말 판타지인데

벤자민을 둘러싼 배경과 상황은 전혀 판타지가 아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자신의 일을 갖게되고, 사랑을 만나고..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 안에서 홀로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는 벤자민의 모습은 그를 더 외롭고 쓸쓸하게 만든다








완전히 갓난아이의 모습이 되어버린 벤자민은

데이지의 품에 안겨 마지막으로 데이지의 눈을 바라본 후 조용히 눈을 감고 생을 마감한다


어떠한 모습이건 결국 태어남에서 죽음으로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가보다

정말 많은 명대사들을 쏟아내는데 그 중, 벤자민이 인도 여행을 떠나 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기억에 남는다



"가치 있는 것을 하는데 있어서 늦었다는 것은 없단다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는데 시간의 제약이란 없단다


너는 변할 수 있고, 혹은 같은 곳에 머무를 수도 있지

최고로 잘할 수도 잇고, 최고로 못할 수도 있지만

난 네가 최고로 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너를 자극하는 뭔가를 발견해내길 바란다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 했던 것들을 느껴보길 바란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너가 자랑스러워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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